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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정보

인지 부조화란 무엇인가? (심리학, 인지 부조화와 자기 합리화)

by 코드블럭 2023. 4.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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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보통 스스로 신념을 가지고, 그 신념이 곧 행동을 결정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미국의 심리학자 리언 페스팅거는 그의 저서 '인지적 부조화 이론'을 통해 "인지 부조화"라는 용어를 제시합니다. 인지 부조화는 사람들이 자신이 가진 신념과 실제로 행한 행동이 서로 일관되지 않아 그 사이에서 모순이 발생할 때 느끼는 불편한 심리 상태를 말합니다.
 

인지-부조화-자기-합리화
자신의 신념과 행동 사이에서 모순이 발생하는 인지 부조화

 
자신의 신념과 행동 사이에 괴리가 존재할 경우, 인간은 자신이 어리석고 모순된 존재라는 생각이 들면서 불편한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이러한 심리적 불편함이 발생하고 있는 상태를 '인지 부조화'라고 하며, 이는 자기 합리화로 나아가게 될 수도 있습니다. 인지 부조화 상태가 발생하면 마음속 존재하는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한 행동을 취하게 되는데, 자신이 이미 저지른 행위를 바꾸는 것은 쉽지 않은 것을 알고 있기에, 자신의 신념이나 태도를 이미 발생한 결과에 맞게 변화시켜 조화 상태를 유지하고자 합니다. 이를 인지 부조화에 따른 자기 합리화라고 말합니다.

 


 

리언 페스팅거는 한 실험을 통해 이 이론을 주장했습니다. 자세한 실험내용은 제외하고 간단하게만 요약해보겠습니다. 먼저 피실험자를 A와 B라는 두 집단으로 나누고, 두 집단의 피실험자들에게 재미없고 의미 없는 단순 반복 작업을 수행시킨 뒤, 다른 실험대상자들이 이 일을 이어서 할 것인데 이 일에 대해 재밌었다고 거짓말을 해달라는 제안을 합니다. 이 거짓말에 대한 대가로 A집단에는 1달러의 보수를, B집단에는 20달러의 보수를 주었습니다. 이 과정이 끝나고 나서 각 집단의 피실험자들에게 정말로 단순 반복 작업이 재미있었는지 다시 물어봅니다. 그러자 대체적으로 '사실은 지루하고 재미없는 작업이었다'라고 말하는 B집단에 비해, A집단에서는 '꽤 가치 있고 재밌는 작업이었다'라고 말하는 경향이 컸습니다. 실험 관계자가 당신이 했던 작업은 사실 아무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지만, A집단은 그 말 또한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이런 결과의 차이가 왜 발생했을까요?

B집단에게는 자신들이 거짓말을 한 것에 대해서 20달러의 보수라는 충분한 이유가 주어진 것에 반해, 상대적으로 적은 보수를 받은 A집단에게는 자신들이 거짓말을 했다는 것을 받아들일 만한 충분한 이유가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A집단의 피실험자들은 사실 단순반복작업이 재미가 없다고 분명히 '인지'했지만, 재미있었다고 거짓말을 한 자신의 '행위' 사이에서 모순이 발생하며 불편함을 느꼈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인지나 행동 중 하나를 바꾸어 조화를 유지해야 하는데, 이미 거짓말을 한 행위 자체는 철회하기가 어렵기에, 상대적으로 바꾸기 쉬운 자신의 태도를 바꾸어 '사실은 재미있고 의미 있는 작업이었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 것입니다.

이를 통해 인간은 인지적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기존의 생각이나 신념을 바꾸게 된다는 이론을 주장한 것입니다. 즉, 인간은 합리적인 존재가 아니라 나중에 합리화를 하는 존재라는 것이 그가 도출한 결론입니다.
 




이러한 인지 부조화 현상을 가장 쉽게 설명하는 예로 '여우와 포도 이야기'가 가장 유명합니다. 배가 고픈 여우가 높은 가지에 달려있는 포도를 발견하고, 포도를 먹기 위해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손이 닿지 않자 결국 포도를 포기하고 돌아가면서 "어차피 저 포도는 분명 덜 익어서 신 포도일 거야."라고 말했다는 이야기입니다.

포도를 먹으려고 결심한 마음과 그에 따른 행동을 취했지만 결국 포도를 먹을 수 없는 현실 사이에서 인지 부조화가 생겼고, 자신이 한 노력이 아무런 결실을 맺지 못했다는 불편함을 스스로 받아들이기 위해 태도를 바꾸어버려 인지 부조화를 해소한 것입니다. 가장 유명하고 대표적인 예시가 되기 때문에 인지 부조화에 의한 자기 합리화를 '신 포도'에 빗대어 표현하기도 합니다.

 

모순을 제거하기 위한 합리화


인지 부조화와 자기 합리화 현상은 일상에서도 많이 찾아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 학생이 열심히 노력하여 준비한 시험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을 때, 이 학생은 자신이 쏟은 노력과 낮은 점수를 받은 현실 사이에서 인지 부조화가 발생합니다. 이런 경우, 시험의 출제 난이도를 탓하거나, 어차피 이번 시험은 중요한 시험이 아니었다고 생각하는 등 기존의 태도를 바꾸어 자신의 노력을 정당화 함으로써 자기 합리화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흡연자들은 대개 담배가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지만 계속해서 흡연을 하게 되는데, 이 경우에도 흡연이 좋지 않다는 생각과 흡연을 하는 행위 사이에서 인지 부조화가 발생합니다. 흡연자들은 금연을 했을 때 오는 스트레스가 더 크다고 말하거나 흡연 행위를 하는 정당한 이유를 찾아 위안을 삼는 등 흡연에 대한 기존의 생각이나 태도를 변화시킴으로써 심리적인 불편함을 해소하기도 합니다.
 
주식 시장 또한 대표적인 예가 됩니다. 경험이 부족한 초보 투자자들은 자신이 매수한 주식이 하락할 경우, 자신의 판단이 틀렸다는 것을 인정하는 데에서 오는 인지 부조화와 심리적 고통을 느끼고 이를 피하고자 합니다. 이 과정에서 투자자들의 객관성과 합리성은 떨어지게 되고, 자신이 매수한 주식에 대해 부정적인 이야기나 현실적인 이야기는 점차 외면하게 되고, 자신의 판단이 옳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해당 주식에 유리한 이야기나 자신의 입맛에 맞는 정보만 찾아다니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게 됩니다.

 
이러한 인간의 심리를 이용해 기업은 인지 부조화 마케팅을 펼치기도 합니다. 먼저 제품의 수량이나 판매 시간을 한정하거나, 제품의 정보를 얻기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하게 하며 구매 과정에서 소비자에게 어떠한 노력을 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그들이 이미 행한 노력과 실제 제품 사이에서 인지 부조화가 발생할 때, 소비자가 자신들의 노력을 정당화하게 만들어 환불이나 교환이 아닌 제품에 대한 태도를 바꾸게 만드는 것입니다. 또한 이미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가 타사 제품들과 비교하는 과정에서 구매한 제품의 단점을 느끼고 인지 부조화를 일으킬 때, 지속적으로 긍정적인 정보를 제공하거나 구매자들만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법을 통해 인지 부조화를 해소시키고 자신의 구매를 정당화하게 만들어 환불 등의 실제적인 해결이 아닌 정신적인 해결을 선택하게 만드는 전략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자신의 행동을 받아들이는 성숙함


외부의 환경과 사회적 압력이 우선적으로 인간의 행동을 발생시키고, 이후에 인간은 그 행동에 부합하는 사고를 형성한다는 인지 부조화 이론, 인지 부조화는 인간으로서 필연적으로 겪을 수밖에 없는 현상일 것입니다. 그리고 그에 따른 합리화를 마냥 나쁜 것으로 보기도 어렵습니다. 모든 사소한 부분에서 자신의 신념을 포기할 이유도 없습니다. 인간은 모두가 자신을 보호하며 살아가는 존재이고, 어떠한 외부의 자극이나 불편함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려고 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입니다. 단지 우리가 인지 부조화를 마주했을 때, 자신의 태도가 잘못되었다면 그것을 깨닫고 인정할 수 있는 성숙함이 필요합니다. 자신의 신념을 지키려고 노력하되 만약 그 신념이 현실과 부합하지 않는다면 자신의 사고를 변화시킬 수 있는 유연함이 필요합니다. 잘못된 것을 스스로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바로잡을 수 있는 지혜와 여유가 있다면 이는 우리를 보다 합리적이고 가치 있는 사람으로 만들어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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